“아침 언어”

** 시 / 이 기철 님 **

저렇게 빨간 말을 토하려고

꽃들은 얼마나 지난 밤을

참고 지냈을까

뿌리들은 또 얼마나

이파리들을 재촉했을까

그 빛깔에 닿기만 해도

얼굴이 빨갛게 물드는

저 뜨거운 꽃들의 언어

하루는 언제나

어린 아침을 데리고 온다

그 곁에서 풀잎이 깨어나고

밤은 별의 잠옷을 벗는다

아침만큼 자신만만한 얼굴은 없다

모든 신생이 거기 있기 때문이다

초록이 몸 속으로 스며드는

아침 곁에서

사람을 기다려 보면 즐거우리라

내 기다리는 모든 사람에게

꽃의 언어를 주고 싶지만

그러나 꽃의 언어는 번역되지 않는다

나무에서 길어낸 그 말은

나무처럼 신선할 것이다

초록에서 길어낸 그 말은

이 세상 가장 아름다운 모음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