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편지”

** 시 / 이 해인 님 **

당신과의 거리를

다시 확인하는 아침 미사에서

나팔꽃으 로 피워올리는 나의 기도

나의 사랑이 티없이 단순하게 하십시오

풀숲에 앉은 민들레 한 송이처럼

숨어 피게 하십시오

오늘은 모짜르트 곡을 들으며

잠들고 싶습니다

몰래 숨어 들어온 감기기운 같은

영원에의 그리움을 휘감고

쓸쓸함조차

실컷 맛들이고 싶습니다

당신 아닌 그 누군가에게 기대를 걸었던

나의 어리석음도 뉘우치면서

당신 안에 평온히 쉬고 싶습니다

엄마를 만났다 헤어질 때처럼

눈물이 핑 돌아도

서운하지 않은 가을날

살아 있음이 더욱 고맙고

슬픈일이 생겨도

그저 은헤로운 가을날…

홀로 떠나기 위해

홀로 사는 목숨 또한

아름다운 것임을 기억하게 하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