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교 시간에 소개했던 시들을 소개해 봅니다.

비가(悲歌)   –푸쉬킨

어리석은 날들의 기쁨은 사라지고
혼란스런 숙취처럼 괴로움만 남았다.
허나, 지난날의 슬픔은 – 포도주처럼
내 영혼 속에서 오래될수록 더 강해진다.
나의 길은 우울하다. 미래라는 일렁여진 바다는
내게 고난과 슬픔을 약속한다.

허나 오, 친구여, 나는 죽고 싶지 않다
나는 살고 싶다, 생각하고 아파하기 위해
그리고 나는 알고 있다, 비통과 근심과 불안 가운데
즐거움도 있으리라는 것을 :
때때로 다시 조화의 미를 만끽하고
상상력에 눈물을 떨굴 때도 있으리라는 것을

또 아마도 내 슬픈 석양길에
사랑이 작별의 미소로 빛나리라는 것을

축하합니다     –정호승

이 봄날에 꽃으로 피지 않아
실패하신 분 손 들어보세요
이 겨울날에 눈으로 내리지 않아
실패하신 분 손 들어보세요
괜찮아요, 손 드세요, 손 들어보세요
아, 네, 꽃으로 피어나지 못하신 분 손 드셨군요
바위에 씨 뿌리다가 지치신 분 손 드셨군요
첫눈을 기다리다가 서서 죽으신 분도 손 드셨군요
네, 네, 손 들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여러분들의 모든 실패를 축하합니다
천국이 없어 예수가 울고 있는 오늘밤에는
낙타가 바늘구멍으로 들어갔습니다
드디어 희망 없이 열심히 살아갈 희망이 생겼습니다
축하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