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남성 성가대원 여러분!

오늘은 하루 종일 궂은비가  창문을 두드리고 있습니다. 시골에서는 태풍으로  큰 피해를 보고 있다는 뉴스를 접하면서 안타까운 심정이 더해집니다. 마음도 정리할 겸 어제저녁 우리가 불렀던 노래를 다시 들어 보았습니다.

성가대원 여러분!
사람은 이 세상에 태어나 결코 길지 않은 생애 속에서 온갖 경험을 겪으면서 살아가게 됩니다. 그 경험이 자신의 삶에서 유익하고 아름다운 기억을  남기기도 하지만 어떤 경험은 매우 불행하고 상처가 깊어서 일생동안 커다란 ‘트라우마’로 남게 되기도 하는 것 같습니다. 또한 이러한 경험들은 우리 삶에 지속적으로 영향을 미치고 그것은 자신의 성격에도 큰 영향을 끼치곤 하지요.

그러나 신앙인들은 하나님의 크신 영광을 통해 우리들의 아름답지 못한 경험과 기억들을 감동적으로 또 경건하게 바꿀 수 있는 힘을 갖고 있습니다. 어느 연구보고서에서 읽은 내용인데요, 신앙생활을 하는 기독교인들은 무신론자들 보다 정신적으로 훨씬 건강한 삶을 살고 있으며 노후에도 치매나 기타 우울증과 같은 질병에 걸릴 확률이 아주 적다고 하는군요. 우리는 이미 이런 경험을 현재의 삶속에서 경험하고 있지만, 세상 사람들은 이를 특별히 과학적이라는 객관적 자료를 들이대고야 이해를 할 수 있나 봅니다.

재미있는 이야기를 하나 들려드릴까요?

1965년, 제가 12살 때 입니다. 그때 전 자전거를 배우는 재미에 빠져있었습니다. 그런데 자전거는 없고 해서 제가 다니는 교회 목사님의 전도용 자전거를 가끔 빌려 타곤 했습니다. 물론 목사님의 허락을 받아야 하지만 교회사택 마당에 세워진 자전거를 그냥 끌고 나가곤 했지요. 그러면 사모님께서 빙그레 웃으시며 무언의 허락을 해주시곤 했습니다.

하루는 사모님께서 저에게 심부름을 시키셨는데요, 이웃동네 단전리라는 곳에 가면 사과며 배 밭이 무척 많았거든요. 그곳에 가서 사과를 한바구니 사오라고 하시는 거예요. 전 자전거를 타고 갈 수 있다는 말에 좋아라하고 사택 문을  나섰습니다. 그런데 교회 목사님 장남인 대식이라는 아이가 저를 따라나서는 거예요.

“형, 나도 갈래!”

하고 말이죠.
대식이는 7살이었는데, 평소에 저를 무척 따르던 아이였거든요. 그래서 전 사모님허락을 받고 대식이를 자전거 앞쪽에 태우고 6km 쯤 떨어진 단전리를 향해 신나게 달렸지요. 그런데 이 동네를 가려면 상당히 가파른 언덕길을 통과해야 하거든요. 갈 때는 그냥 신나게 아이를 태우고 갔습니다. 그러나 돌아오는 길은 만만치 않았습니다. 사과를 한 자루 뒷자리에 싣고 아이를 앞에 앉히고 1km쯤 되는 고개를 끌고 오르는 일이 12살짜리 저에겐 무척 힘든 일이었습니다. 더구나 자전거 페달이 높아 엉덩이를 이 쪽 저 쪽 씰룩거리며 타야했으니 얼마나 힘들었겠어요. 어쨌든 고개 마루에 올라 이제는 반대로 1km쯤 되는 내리막길을 내려가야 했습니다. 이미 지쳐있는 저에게 20kg쯤 되는 아이와 10kg쯤 되는 사과자루를 싣고 40kg의 제 몸무게가 더해진 상태로 급한 경사로를 내려가기 시작했는데 중간 쯤 부터 가속이 붙더니 브레이크마저 작동이 안 되더라고요. 이런 경험 여러분 상상이 가십니까?
전, 어린마음에

“하나님 살려주세요!”  

라고 마음속으로 소리를 쳤습니다. 아마 당시 속도계가 없어 알 수는 없었지만 족히 시속50km 이상은 됐을 것입니다. 그대로 가다가는 어린 대식이와 전 아마 언덕아래 커브길에서  내동댕이 처지거나 바위산에 머리를 박고 일찍이 생을 달리했을 것입니다. 그런데 순간 기적같은 일이 벌어졌습니다. 겨우 우마차 한대가 지나갈 수 있는 비포장도로에 정말로 소가 끄는 달구지 한대가 길을 꽉 막고 앞에 가고 있는 것이었습니다. ‘이젠 죽었구나, 하고 정신을 바짝 차리고 달려가고 있었는데 그런 그 긴박한 상황에서도 길이 보이더군요. 송아지 한마리가 어미 소를 따라 달구지 옆을 천천히 따라가고 있는 것을 보았습니다. 전 이미 통제 불능이 된 자전거의 손잡이를 꽉 잡고는 송아지 엉덩이를 향해 냅다 처박았습니다. 순간 자전거는 바퀴가 휘어진 채 저만치 날아갔고 저와 대식이는 길 옆 논바닥에 얼굴이 쳐박혀 온통 진흙으로 범벅이 되어있었으며, 사과는 길바닥에 모두 흩어져 몇 개 밖에 보이지 않았습니다.

여러분!

하나님께서 제 인생에서  생명을 구해준 첫 번째 사건입니다. 아마 제가 그 달구지 뒷부분을 들이 받았다면 둘 다 생명을 구하긴 어려웠을 테지요. 또 그 송아지를 들이받지 못하고 그냥 달렸다면 울퉁불퉁한 비포장도로 어느 곳에서 나뒹굴어 아마 뼈가 부러지든지 했겠지요. 더구나 7살짜리 어린 아이는 더 큰 부상을 입었겠지요.  그러나 신기하게도 하나님께서는 우리 둘의 몸에 상처하나 남기지 않고 깨끗하게 구해주신 거예요.

그리고 그 다음에도 여러 차례 죽을 번 한 사건이 있었지만 이 나이 되도록 살려주셔서 주님께 찬양 드리는 일에 작은 재능을 바치고 있습니다. 여러분도 아마 이런 경험이 몇 개씩은 있겠지요. 언제 기회가 되면 한번 들려주세요. 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