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란츠 하이든의 음악세계

이번 여름은 유난히도 무더운 날씨였습니다. 어릴적에는 이렇게 무더운 날씨에는  강가에 나가 미역을 감거나 뜨거운 모래밭을  뙤약볕을 받으며  까맣게 탄 몸으로 참외나 복숭아를 얻어먹기도 하면서 놀던 생각이 납니다. 제가 살던 심천(深川)이란곳은 글자그대로 물이 깊고 맑아서 옥계폭포와 관어대(觀魚臺)  등과 함께 양산팔경으로 유명했던 곳입니다.

그땐 우리고향이 그렇게 좋은곳인지 모르고 살았는데 요즘 전국을 돌아봐도 그런곳이 흔치 않더군요. 특히 옥계폭포는 제가 다니던초등학교에서 6km쯤 떨어진곳에 있었는데, 아이들이 두 줄로 손을 잡고 왕복 12km를 씩씩하게 다녀오기도했습니다. 관어대는 동네에서 5Km쯤 떨어진 곳에 있는데, 굽이치는 금강줄기를따라 높이 솟은 동산이 있고 그위에 조선 후기에 지어진 정자가 있습니다, 설에 의하면 영동부사나 양반들이 더위를피해 이곳 높은 정자에서 가무를 즐기곤 했다는 군요. 이곳 관어대는  수면에서 적어도 50m쯤 되는 작은 봉오리에 8각으로 지어져 있는데 그곳에서 아래를 내려다 보면 물속에 놀고 있는 고기들이 훤히 보인다 하여 관어대라고 했다는 군요.

아참, 오늘 이런 얘기할 장소가 아닌것 같은데…  기회가 되면 우리 성가대원과 함께 인근 속리산이나 화악산에 갔다가 잠깐 들려도 될 것 같습니다.

오늘은 교향곡의 아버지라고 불렸던 프란츠 요셉 하이든(Franz Joseph Haydn:1732~1809)에 대해 이야기해 볼까 합니다.

교향곡이라 하면 인류가 만든 음악연주방식중 가장 뛰어난 예술적 가치를 가진 연주형태입니다. 그래서 한 나라의 문화적 품격과 예술에 대한 이해가 얼마나 뛰어난가를 알기위해 그 나라가 내세우는 교향악단이 연주하는 교향곡의 연주를 들어보라고 했습니다. 그만큼 교향곡은 음악의 최고 정수이자 그만큼 복잡하고 어려운 악곡구조로 되어있습니다.

하이든에 대해서는 중고등학교때 많이 배워서 어느정도 알고 있지만 매우 피상적이고 단편적인 지식이라 생각합니다. 제가 본 하이든의 모습은 한마디로 매우 성실하고 충성심이 많은 천재적 작곡가였다라는 점입니다. 대체로 천재성을 가진 음악가들은 성격이 괴팍하고 불성실하며 일상생활에서 잘 적응을 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은데, 하이든의 경우는 정말 이런 통념을 깬 매우 정직하고 온화하며 성실하기까지 한 그야말로 한 권력자의 입장에서 보면 매우 충직한 하인으로 사랑받을 타입입니다.

재작년여름 저는 잘츠부르크에서 지휘법연수를 받고 비엔나로 돌아온뒤 집사람과 아는 친구와 함께 비인 에서 40분 정도 떨어진 에스테르하치 공작의 저택을 찾았습니다. 그곳에는 하이든이 주말이면 비엔나와 부다페스트에서 온 귀족들을 상대로 아름다운 음악회를 열어야 했습니다. 그것은 주인 에스테르하치 공작의 엄명이었기 때문입니다.

이 에스테르하치 공작은 합스부르크 왕가의 서열 2위로 마리아테레지아 여황이 왕위를 벗어버리면 황제가 될 수있는 매우 힘있는 왕족이지요. 그 궁전에 가서 느낀것은 약 1천석정도의 화려한 연주회장이 눈에 띠더군요. 돔처럼 천정이 둥글게 만들어져 음향적으로는 최고의 설계를 보여주는 이곳에 이제 하이든의 오케스트라는 없고 무데위에 작은 스피커에서 나오는 하이든의 주피터 교향곡만이 시간의 영속성을 말해주더군요. 250년전 하이든이 저 무대에서  수많은 촛불을 켜고 이렇게 교향곡을 열심히 연주했을 것을 상상해 보니 정말 감개가 무량했습니다.  

그 화려한 궁전에서 약 200m쯤 떨어진 곳에 하이든이 살았던 초라한 집이 그의 채취를 남기고 박물관으로 남아있었습니다. 그곳에는 그가 쓰던 침실과 거실 그안에 그의 악보들과 그림들이 질서정연하게 보관되어있었습니다. 그러나 궁전을 보고와서인지 너무나 초라하고 비좁은 공간을 보니 하인으로 30년을 이곳에서 산 하이든이 너무 불쌍하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참 아이러니 한것은 하이든에게 주어진 임무가 매주 금요일 저녁 음악회를 개최하는 일이었기때문에 하이든은 쉼없이 교향곡을 작곡하고 악단을 연습시키는 일에 매진해야 했던것입니다.

그 결과 110곡이나 되는 교향곡을 후세에게 남겨주었던 것이지요. 하이든은 먹고 살자고 만든 음악인데 결과적으로 모든 인루가 그의 혜택을 보게 된것이니 하나님의 뜻은 참 묘하고 신비로운 것이지요. 그의 천재성을 발휘할수 있는 재능과 함께 이를 에스테르하치라는 귀족의 힘을 빌어 끄집어내게 했으니 말입니다.

오늘은 여기까지 소개하도록하고 다음호에는 하이든의 교향곡과 기악음악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