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교사세미나를 참석하고

이 재 철 집사

일 시 : 2015년 2월 24일
장 소 : 남포교회 본당

1. 시작하는 글

(1) 금년 교사세미나는 잘 준비되었고 잘 진행되었다. 경직된 행사에 익숙한 우리 교회가 참고로 해야 할 부분이 많이 있어 참석하지 못하신 분께도 알려드리기 위해 이 글을 올린다.

2. 내용

가. 식사

(1) 이날 나는 저녁식사에 대하여 주관하신 분들에게 내용을 묻지 않았다. 그러나 한 눈으로 보아도 이날 식사는 우리 교회 봉사부에서 직접 준비하신 것으로 보였다.(외주업체가 아니었다) 뷔페식 차림 테이블의 끝에서는 집사님 한 분이 뜨거운 설렁탕 국물을 부어주셨다.

(2) 밥은 테이블에 있었고 밥 옆에는 김치와 깍두기도 있었다. 누군가 먹을 사람을 생각하고 정성스럽게 차린 식단이었다. 뷔페식 메뉴도 훌륭했다. 남자 집사님 몇 분은 웨이터 역할을 충실히 하셨다. 참석자 모두가 편안하고 맛있게 먹을 수 있는 훈훈한 분위기의 식사였다.

(3) 식사가 끝나고 직접 만들었다고 말씀하면서 자리에 까지 갖다 준 푸딩은 남포교회에서 디저트로는 처음 먹어 본 것이고 맛은 최고였다.

나. 내용

(1) 박목사님이 먼저 권면의 말씀을 하셨다. 해마다 와서 강의해 주신 분들이 소용없었다는 뜻은 아니지만, 얼마 전 직분자 은퇴식 때에 느꼈던 감정을 다시 느낄 수 있었다. 왜 우리는 박목사님 말씀이 언제나 귀에 잘 들어오고 마음 속 깊이 전해지는 것일까? 우리 교회의 병이라면 병이다.

목사님은 이런 얘기를 하셨다. 자라나는 아이들에게 성급히 열매를 기대하지 말아라 라고 말이다. 나는 주일학교 교사만 45년 정도 했고 남포교회에 와서도 19년째 교사를 하고 있지만 정말 교사들이 가슴에 새겨야 할 말이다. 우리 교사들은 착하고 말 잘 듣고 성경말씀 잘 외우면 참 잘했어요 도장을 쉽게 찍으려고 하기 때문이다.

교사들과 아이들이 잘못하고 있다는 것이 아니다. 기독교 교육이란 하나님께서 교사들을 도구로 쓰셔서 직접 가르치고 계신다는 것을 깨달으라는 말씀이라고 새겨진다. 우리가 어떤 결론을 내리려고 하면 결코 안 된다.

(2) 이어서 근속교사 시상이 있었는데 25년이나 근속해 오신 선생님이 세 분이나 있었다. 교역자들의 특송이 있은 후 청년 선생님이신 장연우 선생님과 황혜진 선생님의 해맑은 경험담과 감사의 인사가 있었다.
(3) 각 부의 교역자, 부장, 부감 소개를 마친 뒤 강선 목사님과 안성희 목사님께서 나와서 남포교육 신앙교육의 현재와 미래를 말씀하셨다. 강선 목사님은, 우리 학생들이 대학에 들어 온 이후 나이가 들수록 교회 모임에는 참석하는 숫자가 줄어서 나중에 새 가정부 쯤 되면 우리주일학교 출신 인원은 없거나 한 두 명에 불과해 진다는 것이다.

꼭 나쁘다고 지적하기는 힘들지만 분명히 하나의 문제를 지적하신 것이다. 왜 그럴까? 숙제가 아닐 수 없다.

안성희 목사님은 아이들이 초등학교 때에는 앵무새 같은 신앙을 가지다가 중학생이 되면 건방진 신앙인이 되고 고등학교 이상이 되면 시인이 되어 간다고 했다. 이러한 변화는 성장에 따른 자연스러운 것이며 우리 교사들도 이에 맞추어 변화를 감수하고 필요한 일들을 준비해야 한다 라고 말했다.

그렇다. 우리는 아이들이 조금만 엉뚱한 질문을 하면 그 아이에게 책임을 돌리려고 하지는 않았는지 모르겠다. 그 아이의 그 질문은 그 과정에서 너무나 당연한 것이었는데도 말이다.

(4) 그 후 조별토론이 있었다. 굳이 교회 행사가 아니어도 언제나 주최 측이 즐겨 사용하는 프로그램이다. 분임토의, 조별모임 등 용어는 달라도 뜻은 한 가지이다. 행사 취지에 맞게 짧은 시간에 토론을 끝내고 결론을 발표하면 박수를 치겠다는 것이다. 그러니 내용이 담길 리가 없다.

이 날도 사회를 맡은 윤철규 목사님이 매끄럽게 진행해 오다가 조별토론에서는 약간 버벅댔다. 아, 이렇게 선생님들하고 좋은 얘기도 좀 하시고 평소에 못했던 얘기도 하시면 좋겠어요

그런데 우선 자리가 그렇지를 않다. 예배용 의자 앞뒤에 앉아서 자유롭게 얘기하기란 원래부터 무리한 부탁이고 본당에서 토론에 익숙하지 않은 선생님들에게는 거의 고문과 같은 시간 일 수밖에 없다.

주최 측은 토론이 끝난 후 이 문제를 기발한 순발력과 아이디어로 넘어갔다. 각 부서가 나와서 발표를 하는데 혹시 부서의 자랑을 해도 좋다고 한 것이다.

문제가 이렇게 되자 처음 발표를 꺼렸던 각 부서에서 경쟁적으로 자기 부서 자랑을 시작했다. 이상한 일이었다. 귀에 거슬리는 자랑은 없었다. 아, 그랬구나. 저 부서는 저런 어려움이 있었네, 저런 건 우리 부서에서도 배우면 좋겠구나. 모두의 표정에서 우리는 분명히 읽을 수 있었다.

이번 교사세미나의 진정한 효과는 여기에 있었다. 좋은 설교는 우리 교회야 말로 매주 듣는다. 아이들을 가르치는 교재도 날이 갈수록 세련되어 지고 시청각적이 되어 진다. 그러나 평소 잘 모르던 이웃 부서의 이야기가 어쩌면 이렇게 실감나게 귀에 쏙쏙 들어오는 것일까?

속되게 말하면 과부 사정은 홀아비가 안다는 것이 이것일까?

세미나란 주입식 강의와 이렇게 달라야 한다. 참석자들이 하고 싶은 얘기나 평소 희망이나 받은 은혜를 나누는 것이 정말 바람직 한 것이 아닐까?

(5) 조별토론이 끝나고 우리 모든 선생님들은 한 줄로 섰다.(나중엔 시간이 없어서 두 줄로 섰다) 맨 앞에 서있던 목사님부터 한 사람씩 악수하기 시작하여 모든 선생님과 악수를 나눈 후 자기 자리로 돌아왔던 것이다. 시간이 걸렸지만 남포교회 선생님들과 일일이 손을 잡아 볼 수 있는 두 번 다시 있을까한 소중한 시간이었다.

(6) 진행이 끝나고 부서별 모임을 끝으로 이 날 행사는 끝이 났다.

3. 맺는 말

(1) 우리 교회는 새 학기가 시작되기 전에 매년 2월 교사세미나를 한다. 지금까지는 좀 부담이었다. 그냥 가서 밥 한 끼 먹고 한 말씀 듣고 오면 되지 뭐, 하는 단순한 생각뿐이었다.

(2) 2015년에는 조금 달랐다. 밥도 맛있었지만 재미도 있고 보람도 있었다. 그리고 각 부서에서 생각보다 많은 고생을 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그 결과는 금년엔 더욱 열심히 하자로 든든히 연결되었다.

(3) 내년에는 어떨까? 물론 내년 2월에 걱정할 일이다. 그러나 2015년을 교사세미나의 새로운 시작으로 삼는다면 훨씬 더 기대할 수 있는 교사세미나가 될 것이라 믿는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