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밤

-여름수련회에 부쳐-

이 재 철

비 그친 산기슭에는
잠자리 떼가 수도 없이 날았습니다.

아직 해도 남아 있어
석양을 기다리는 구름들이
무슨 일이 있느냐고 기웃했습니다.

누구도 대답을 못하고
하늘은 얼굴마저 붉어졌는데
잠자리 떼를 스쳐온 바람이 말했습니다.

여름밤이 시작되었어요.

모두 반딧불이 가로등 밑으로 모이시래요.

은빛 별 몇 개가 벌써 떴습니다.

(2014. 7. 26 19:4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