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 퀵
이 재 철
몸이 아파 하루를 집에서 쉬고 있었습니다.
모르는 번호로 연세 드신 분 목소리에 잠이 깼습니다.
지하철 퀵인데요.
아, 오늘 제가 집에 있는데 어쩌죠?
댁까지 갖다 드려야죠.
밑에 왔습니다.
노인은 제게 자그만 떡 상자를 전했습니다.
감사합니다, 수고비를 더 드릴께요.
얼마 드릴까요?
알아서 주세요.
마침 지갑에 있던 5천원짜리를 드렸습니다.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를 밝은 얼굴로 말하며 노인은 돌아섰습니다.
아! 노인은 다리를 절고 있었습니다.
지팡이에 기대면서
눈물이 흘렀습니다.
삶이란 우리 생각보다 훨씬 더 건강하고 씩씩했습니다.
아니 내 생각보다 더.
눈물이 흘렀습니다.
그 노인의 절룩이는 걸음사이로.
(2014. 5.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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