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시 반에 눈을 떳습니다.
김밥을 싸기 위해 엊저녁부터 준비해놓은 재료를 꺼내고 배낭을 챙기느라 부산을 떨었습니다.  작년에는 점심을 준비하지 못해 여기저기서 얻어먹어야 하는 처지였는데 올해는 나눔의 행복을 누려보고자 김밥, 바나나, 방울토마토, 오이, 초콜렛, 땅콩강정에 삶은계란을 세개나 은박지에 싸서 넣었습니다. 해가 중천에 떠서  날은 더워지고 8시인데 운동장역1번출구는 교외로 떠나는 버스들로 장사진이었습니다.

겨우 버스 맨 뒷자리에 자리를 잡고 앉자마자 버스는 이내 출발했습니다. 차안에서 오늘 여정에 대해 송재철집사님과 서병국집사님의 안내가 있었습니다.

버스가 오대산 주차장에 도착했습니다. 작년5월에 와보고 1년이 지난 지금, 시간의 흐름은 거의 느낄수 없고 단지 기억속에서 존재할 뿐이었습니다. 그만큼 1년이란 시간이 이 대자연속에서는 거의 존재하지 않는것 처럼 느껴졌습니다. 그냥 그 모습만 있을 뿐이었습니다.

문득 김승진 장로님 생각이 납니다. 작년 이 돌계단을 오르시면서 힘겨워하시던 모습이 안스러워 “집사님, 힘드세요? ” “저도 전에는 산을 잘 탔는데, 아프고 난뒤로…좀 힘들어 졌습니다.” 라며 다 헤어진 등산화를 보여 주시더군요. 아마 이제 곧 귀국하시겠죠.

그 너럭바위가 오늘은 좀 늦게 도착해서인지 땡 볕으로 가득해 모두들 그늘을 찾아 나무밑으로 찾아다녔습니다. 그래도 아직은 그렇게 더운 날씨는 아니었는지 장로님께서 단체 사진을 찍을때는 모두들 즐겁게 웃었습니다. “도레미~화!” 김치나, 치즈는 들어봤어도 도레미 ~ 화 는 처음들었는데, 의미는 괜찮더군요.

한번 왔던 길이어서인지 전보다 더 짧게 느껴졌는데요, 폭포물은 좀 줄은것 같더군요. 아마 곧 닥칠 장마가 지나면  맑고 깨끗한 계곡으로 다시 채워지겠죠. 이런 맑은물을 볼때마다  아프리카의 소년들을 생각합니다. 우리는 정말 축복받은 민족이라고 하나님께 감사하기도 하구요. 우리나라 어느곳엘 가든지 이렇게 맑고 풍부한 물이 흐르는 것은 정말 귀한  축복이 아닌가 생각이 됩니다.

내려오는 길은 비교적 한가하게 내려왔습니다. 봄이 지나는 시간이어서일까요. 조금은 한적한 계곡과  자연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게르마늄 온천장으로 가는길은 무척 생소했습니다. 들리는 말에 의하면 이 온천장이 허가 문제로 오래동안 묶여 있다가 이제야 풀렸다나요? 아뭏든 사람들에게 잘 알려지지 않았고 우리는 모두 전세낸듯 여유있게 온천을 할 수 있었습니다.

주문진으로 들어갔습니다. 예전에는 오징어 잡이로 유명했던 항구인데, 요즘은 노르웨이산 고등어라니….  저녁시간이 좀 남아 있어서  모두들 인근에 있는 재래시장으로 구경을 갔습니다. 꽁치며 고등어 갈치 여러가지 잡어들과 수입산 바닷가재등이 북새통을 이루는 관광객을 끌어 모으고 있더군요.  저도 꽁치를 40마리나 샀습니다. 제가 생선을 사본중 가장 많이 산것으로 기록을 세웠습니다. 그것도 만원짜리 한장으로…….!     식당으로 돌아오는길에 “작년에 왔던 각설이” 타령이 들리더군요. 작년에도 저 옷차림으로 엿을 팔았는데, “죽지도 않고 또왔네!”.

돌아오는 버스안에서는  김철홍 집사님의  유머로 우리주변에는 웃음이 그칠 시간이 없었습니다. 식당에서는 역시 김집사님의 독특한 유머와 서빙이 밥맛을 돋우워 줍니다. 갑자기 식당 지배인으로 변신하신 김집사님의 위치는 더할 나위없이 적절하고, 그리고  고마웠습니다.
그 생태지리가 그렇게 시원하게 느껴진 적이 없었거든요. 약간 매콤한 맑은 국물이 정말 일품이더군요.

자, 오늘 산행을 결산하는 송재철 집사님과 박상진 집사님의 인사말씀이 있고 모두들 무사히 마치게해주신 하나님께 감사드리는 기도를 드렸습니다. 하나님! 우리 남성성가대가 무사히 산행을 마치게 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모두들 진정한 감사의 순간이었습니다.

서울로 오는 고속도로는 주말인가 싶을 정도로 한산하더군요.  정확하게 예정시간에 도착했습니다. 산행을 준비하신 집행부 임원 여러분께 다시 감사말씀을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