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년전 문학평론가 김윤식의 “환각을 찾아서”란 책을 접할 수 있었습니다. 그 책의 서문에 보면 다음과 같은 글이 적혀 있습니다.

“작품을 떠나, 작품과의 거리를 두는방식, 여기에 문학기행의 근원이 놓여있습니다. 문학기행이란 그러니까 제4의 목소리를 듣기인 것입니다. 작중인물의 것도 작가의 것도, 그리고 작가와 작중인물의 공동의 목소리도 아닌 제4의 목소리란 구체적으로 무엇인가. 저는 이 물음을 찾아 오래도록 헤메어 왔습니다. …….제4의 목소리 그것은 땅울림과 흡사한것. 아무소리도 들리지 않지만 가장 확실한 울림같은것. ……..저는 이를 두고 환각찾기라고 부릅니다.”

저는 내일 잘츠부르크로 출발합니다. 마치 감윤식 선생님이 문학을 찾아 환각을 찾아 떠나듯이 저 또한 250년전 모차르트가 살았던 그의 고향으로 찾아갑니다. 그곳에서  저는 그의 음악적 가치와 재능의 천재성을 찾는것 보다도  그의 인간적인 고민과 아픔을 찾아보려 합니다. 그의 교향곡 35번 부터 41번 주피터까지를 살펴보면서 그의 인생과 고통과 번민들을 느껴보려합니다.

사람들은 모차르트의 천재성이나 아름다운 음악만을 이야기하지만 사실 인간으로서의 모차르트는 너무 많은 경제적 고통과 생활인으로서의 번잡함속에서 하루하루를 연명하기 바빴습니다. 그의 아내 콘스탄쩨는 사치와 낭비로 얼마되지 않는 생활비를 날려보내고, 최고음악가에 대한 집착은 그를 정신적으로  탈진상태로 몰아갔습니다. 당시 비인의 궁정음악가는 살리에리였고 그는 가장 좋은 경제적 대우와  존경을 받는 음악가로서 모차르트는 이 자리를 차지하고 싶었겠지요. 그러나 어느 시대나 그러하듯이 권력은 음모와 술수가 따르는 것, 모차르트에게는 이러한 권력다툼의 치열한 투쟁을 이겨낼 수 있는 힘이 없었습니다.

늘 아내와의 말다툼과 경제적 궁핍으로 탈진상태였던 모차르트지만 그의 음악은 천사의 노래와 천사의 악기소리처럼 꾸밈없고 사랑스러웠습니다.  그것이 참 이상한 일이죠. 작품이란 작가의 마음과 생활여건의 범주안에서 크게 벗어날수  없다는것은 당연한 것인데, 모차르트는 삶의 고통이 음악속에  나타나지 않은 순수하고 어린아이같은 음악을 만들었다는 점에서 그의 위대함을 찾는 사람이 많습니다.

사랑하는 남성성가대원 여러분,

2주동안 뵙지 못하더라도 건강하시고,  특히 더위에 조심하셔서 좋은 찬양으로 하나님께 봉사하시는 모두가 되시길 기도하겠습니다.  
저도 가능하면 여러분과 함께 이 난을 통해 소식전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그럼 안녕히 계세요.

2010.7.15.
지휘자 송진범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