괜히 눈물이 나온다.

먼저 세상을 떠난 남편의 관 옆에서 조금이라도 같이 있고 싶어하는 18세의 젊은 여인을 보고 있기 때문이다.

신학교에서 일을 보는데 갑자기 같이 병원에 갈 수 있느냐고 한다.
며칠 전에 예기치 않은 사건으로 의식불명의 형제가 어제 밤에 세상을 떠났다는 것이다.
지금 병원에서 시신을 인계 받고 고향으로 가기 전에 기도를 부탁한 것이다.

그 사건은 마침 우리가 그곳을 지나는 순간에 벌어졌기 때문에 기억하고 있었다.

지난 4월 23일 금요일 오후 한시경 깊은 산길을 지나는데 갑자기 우박을 동반한 강풍이 몰아쳤다.
앞이 거의 보이지 않아 운전을 못하고 10분 이상 기다렸다.

나중에 들은 소식은 차를 잠시 멈춘 그 옆에서 사고가 났다는 것이다.

삼림청에서 일시로 일하던 5명의 직원이 강풍과 우박을 피하기 위하여 근처의 정자에 피하였다.
그런데 워낙 강풍이라 그 옆의 큰 나무가 넘어져 정자를 덮친 것이다.

그 자리에서 두 명이 사망하고, 그 형제는 중태상태에서 4일 동안 있다가 어제 세상을 떠난 것이다.

피할 곳인 줄 알았는데 오히려 그곳이 더 위험한 곳인 줄 누가 알았겠는가

남은 가족이 안쓰럽다.
두 살 된 아들과, 15세 결혼하여 이제 18살이 된 미망인이 남아 있다.

그 젊은 미망인이 며칠 동안 병원에서 지켜보다가 마지막 시간을 보내는 것이다.

트럭의 앞 자리에 자리가 있으니 앉으라고 여러 사람이 권하지만 그 자매는 부드럽게 거부하며 뒷 자리에 앉는다.
그곳에는 그의 사랑하는 남편이 관속에 있기 때문이다.
이제 며칠 뒤면 화장을 하고 남편을 보낼 것이다.

남편이 주님의 품에서 안식을 누리고 있다는 사실을 모르지는 않을 것이다.
주님이 이 사실을 알면서 함께 하심을 모르지는 않을 것이다.

그렇지만 관속에 있는 남편이라도 마지막 손길을 같이 하고 싶은 것이다.

그 모습을 보고 있노라니 눈물이 흘러 내린다.

남은 식구들을 위하여 기도한다.
주님이 이 이별의 슬픔을 이겨낼 힘을 주시고, 평화를 주시옵소서.

영원한 피할 곳 되신 예수님께서 두 살의 아기와 젊은 미망인의 삶속에 새로운 아빠와 남편의 자리로 채워지기를 기도한다.

이 땅에 피할 곳이라고 여기다가 순식간에 사라질 것을 의지하는 눈이 새롭게 떠져서 영원한 피난처 예수를 찾기를 소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