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C. J. Jung에 의하면 우리 인격의 個性化 과정은 사람들이 인격에 있는 여러 가지 대극적 요소들 즉 의식과 무의식, 인격의 긍정적이며 밝은 부분과 부정적이며 어두운 부분, 그들의 내면에 있는 여성적인 요소와 남성적인 요소, 그리고 여러 가지 콤플렉스 등을 융합하여 全一的인 인격을 완성시켜 나가는 과정이다. 사람들의 무의식에 있는 부정적이고 열등하며 왜곡된 요소들을 의식화하여 분화시키고 통합해 나가는 과정인 것이다. 이러한 통합과정은 기독교 영성가들이 하나님의 현존을 체험한 다음 그들에게서 하나님 나라에 속한 성품이 아닌 부분들을 정화시켜 결국 하나님과 하나 되어 하나님에 대한 사랑과 이웃에 대한 사랑을 실현시켜 나가는 과정과 유사하다. 개성화 과정에서 개성화를 이룬 사람들이 자신의 모든 인격적 요소들을 통합하여 온전한 인격을 이루는 것과 마찬가지로 기독교 영성가들도 궁극적으로 그리스도인의 완전에 도달한다.

2. 개성화 과정에서 내적 지도 요인이 되는 自己(Self)는 인간 정신의 중심이고 전체성을 나타내며 초월적인 요소로서 인간 정신이 생각할 수 있는 가장 완전한 형상이다. 이는 사람들이 하나님은 어떠하리라고 생각하는 모습과 동일하다. Jung은 사람들이 하나님은 어떻다고 생각하는 하나님의 이미지를 자기의 투사상이라고 주장한다. (여기서 주의할 것은 하나님이 자기의 투사상이 아니라 하나님의 이미지가 자기의 투사상이라는 점이다.) 즉 사람들은 하나님이 너무 초월적 존재라서 완전히 알 수 없기 때문에 하나님의 이미지를 그리면서 예배드리는데 그 이미지가 자기의 투사상이라는 것이다. 그런데 Jung에 의하면 자기는 집단 무의식 안에 있는 정신요소이기 때문에 자기는 우리 속에 있는 하나님이 되며 우리에게 커다란 영향을 끼친다. 그것은 인간의 전체상을 나타내는 것으로서 사람들이 아직 전체성을 이루지 못할 경우 그를 이끌어서 전체상에 이르게 하는 것이다. 그리하여 Jung은 다음과 같이 주장한다: “개인의 본질로서의 자기는 무시간적이고 독특한 것이다. 또한 원형의 상징으로서 자기는 하나님의 형상을 나타내고 있으며 보편적이고 영원한 상이다.”

3. 自己(Self)는 인간의 정신적 요소이기 때문에 이 세상에서 구체적인 실체로 존재하지 않는다. 대신 다른 정신적 요소들처럼 꿈, 환상, 신화, 설화에서 가장 전체적이고 중심적이며 모든 것을 통합하고 치유하는 상징적 이미지로 나타난다. 꿈, 신화, 설화에서 어려움에 처한 사람들을 도와주는 老賢者나 老賢婦人은 자기의 상징이다. 노현자는 인격을 통합한 지혜의 화신으로 사람들에게 그들이 궁극적으로 나아가야 하는 길을 알려주는 존재이기 때문이다. 그뿐만 아니라 자기는 원시부족들이 신봉하던 “우주적 인간”이나 그들의 내면에 있는 “거대한 인간” 등으로 나타나기도 하였다. 그 외에도 전체상을 나타내는 원, 사각형으로 된 만달라(mandala), 많은 종교에서의 신이나 그리스도, 부처 역시 자기의 원형상이라고 Jung은 주장한다. 사람들은 자기상을 만나면 종교체험을 할 때처럼 두렵고 떨리며 그들을 한없이 매혹하는 신적인 존재에게 사로잡히게 된다. 또한 그들은 자기상을 만날 때 의미체험을 한다. 자기는 사람들 개개인의 유한성을 무한히 뛰어넘는 실체이기 때문이다.

4. Jung의 개성화 과정과 기독교 영성가들의 체험 과정에서 모두 공통적으로 주장하는 것은 인간의 삶에는 우리들이 신이라고 부를 수 밖에 없는 실재(reality)가 존재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 존재가 나타날 때 우리는 우리 자신의 모든 개인적이며 세속적인 요소들을 비우고 그 존재가 우리의 삶 전체를 이끌어 가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를 통하여 우리는 하나님으로부터 이 땅에 분리되어 나온 우리 존재의 본래적 의미를 실현시킬 수가 있다는 것이다.

*  “분석심리학과 기독교”(김성민 著)에서 발췌하였음
* 전에 작성한 “불교의 공, 실상과 내재하시는 하나님”(1282)도 재검토, 전반부분 대폭 수정하여 올렸으니 참조하시기 바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