웬 통장?

“웬 통장?”

노미 라고 하는 여성목회자가 질문 겸 대답 겸 하는 말이다.

이번 3기 카렌목회자 목회자훈련원에서 훈련 받는 10명의 목회자들은 조직교회프로젝트와 관련이 있다.

조직교회프로젝트는 5년 내에 자립교회가 되도록 하는 프로젝트인데 초기에는 총회가 부담을 많이 하고, 나중에 교회가 책임지도록 하는 것이다.

이들의 경제적 상황에 따라서 한달 사례비를 오만원으로 정하고 총회가 처음에는 매월 4만원을 1년 동안 도와준다.

다음해는 총회는 3만원을 돕고 지역교회가 2만원을 돕는 방식으로 하여 결국은 스스로 매월 오만원 정도를 책임지게 하는 것이다.

많지는 않지만 총회에서 지원을 받게 되니 방법을 의논하고 있었다.

총회관계자로서는 아무래도 각 통장으로 보내는 것이 좋을 것 같아서 통장번호를 알려달라고 하였다.

노미라고 하는 여성목회자가 대답을 하였다.

“통장은 웬 통장?. 돈이 남아야지 통장이 필요하죠!”

확인을 해 보았더니 여러 목회자들이 통장이 없었다.

통장이 없는 인생이라!

우리 한국사람들에게는 이해가 되지 않는다.

웬만하면 카드로 처리하는 세상하고, 인터넷 뱅킹을 통하여 은행업무를 처리하는 시대에 통장은 기본이다.

그런데 이들에게는 돈이 남아있지를 않는 것이다.
화전이나 논농사와 막노동으로 살아가니 쌀은 있는 편이지만 여유 있는 돈이 없기 때문이다.  
혹시 여유 돈이 있더라도 근처에 은행이 없으니 실제적으로 쉽지 않다.
그러니 통장이 필요가 없었던 것이다.

이런 질문을 한다.

통장이 없다고 질이 떨어지는 인생인가?
그렇지는 않은 것 같다.

오신 열분 모두의 마을을 방문하였기 때문에 나름대로 이들의 삶을 이해하고 있다.
가난하고, 이에 따른 문제가 적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불편하고 어려움들이 다양하게 있다.

그렇지만 이들이 사람으로 살아가는 도리를 못하는 것은 아니다.
갈 때마다 어떻게 하면 더 섬기고, 챙길까 고심한다.
멀리서 온 이방 손님이라고 특별한 대접을 한다.
산에서 살아서 부족하고 불편하다고 솔직하고 이야기하는데 나는 같이 있으면서 불편을 느낀 적이 거의 없다.

오히려 이들의 섬김과 대접을 보면서 나눔을 배운다.

통장에 돈이 많으면 나쁘지는 않을 것이다.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는 여유가 있어서 좋다.

그렇지만 통장에 많은 돈만 있는 것으로 그 사람이 사람답게 사는 것은 아니다.
하나님이 우리들에게 준 사람으로 살아가게 할 삶을 살아가지 못하면 가치 없는  인생이 아닌가

통장이 없더라고 사람답게 살아가는 사람들을 대하면서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