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하나님은 우리 안에 내재하시면서 또한 초월해 계신다. 구약에서는 초월하신 하나님이 역사하시는 기록이 많다. 꿈을 통해서 나타나시기도 하고 모세,  엘리야 등 선지자 앞에 직접 또는 증거물을 통하여 당신을 보여 주셨다. 동시에 구약의 인물들 내면에 성령님이 들어오셔서 역사하신 기록도 많다(출 28:3, 31:3, 민 11:17,25, 신 34:9, 삿 3:10). 그러나 예수님 승천 후에는 성령님으로 우리 안에 내재하신다. 선지서는 새 언약으로 내재하시는 성령 하나님을 예언하였으며(욜 2:28, 렘 31:33) 실제 예수님 승천 후 성령님이 오셔서(행 2:1~4) 우리 안에서 역사하시며 우리는 이를 특히 사도행전의 기록에서 생생하게 볼 수 있다.

2. 오늘날 우리 안에 “내재하시는 하나님”은 어떻게 감지할 수 있는가? 안젤름 그륀은 우리 안에 다른 사람은 아무도 들어올 수 없는 “고요한 내면의 (영적) 공간”이 있으며 이곳에 하나님께서 거주하신다고 보고 있다. 그는 많은 사람들이 참된 자기 자신과 의식세계 사이에 있는 온갖 쓰레기와 잡동사니들로 이루어진 장막(수많은 걱정과 문제, 온갖 생각과 계획으로 구성된)에 의해 분리되어 그 공간을 감지하지 못하나 기도와 묵상을 통하여 이 고요한 내면의 공간에 이를 수 있다고 본다. “묵상 중에 간혹 그것도 매우 짧은 순간, 내 안에 완전히 다른 무엇이 존재함을, 하나님 친히 내 안에 계심을 감지하는 경우가 있다. 그런 짧은 순간의 인지가 내 안의 무엇을 움직인다. 내가 나를 다르게 체험한다. 나의 본질적 존재와 만나며 깊은 곳으로 들어가게 된다. 그리고 평화가 흘러나오는 깊은 고요를 느낀다.” 이 고요한 내면의 공간은 성경에서 말하는 성령의 샘이라 할 수 있다. “나를 믿는 자는 성경 말씀대로 그 속에서부터 생수의 강들이 흘러나올 것이다(요 7:38).”

3. 불교는 기본적으로 신을 부인한다. 모든 것을 우리 마음의 작용으로 보고 있고(一切唯心造) 외적인 신이든 내적인 신이든 인정치 않는다. 그러나 어떤 “순수의식 세계”는 인정하는 것 같다. 기도와 묵상 과정에서 각종 번뇌가 사라지면 우리 마음 깊은 곳에서 善 의지, 순수의식이 올라오는데 예로부터 사람들은 이를 신의 소리, 신령님의 도우심, 하늘님의 계시라고 일컬어 왔다. 간절한 기도는 하늘을 움직인다. 이 경우 간절함이란 욕심이 없고 망상이나 불확실한 마음도 없어지고 반드시 이루어진다는 마음 상태를 의미한다. 이를 위해 어떤 체험자는 기도 기간 중 금식하고 육식을 금하며 목욕 재계하고 부부관계도 중단하며 심산유곡이나 기도원에 가서 기도할 만큼 간절하고 온갖 정성을 쏟게 된다. 이와같은 간절함에 깊은 믿음, 반석 같이 흔들리지 않는 굳은 믿음이 더해지면 “순수의식 세계”에 들어가게 된다고 한다. 우리는 많은 야사에서 주인공들이 간절한 기도를 통하여 기적을 경험한 것을 들어 왔다. 그들은 순수의식 세계에 접한 것이다. 불교는 이 순수의식 세계를 어디까지나 마음의 상태로 보는 것이지 어떤 역동적인 실체로 보는 것 같지는 않다. 그러한 마음의 상태에 도달하면 기적이 저절로 발생한다고 보는 것 같다. 어떤 영적 존재를 부인한다. (안젤름 그륀은 불교에도 우리를 세상의 사슬에서 해방시키고 구원하는 신이 있다고 이해하고 있다.)

4. 그러나 그와같은 기적은 저절로 일어나는가? 어떤 존재의 역사 없이 가능하겠는가. 컴퓨터 프로그램이 아무리 정교하게 만들어졌다고 해서 저절로 작동한다고 볼 수 있을까? 작동한다고도 볼 수 있다. 그러나 설령 동 시스템이 오감에 의해 사물 또는 사건이 감지되어 반응한다 하더라도(이는 다른 동물에서도 일어나는 현상임) 그 반응이 어떤 선한 목적을 가지기 위해서는 善 의지 내지는 靈的 요소가 반드시 있어야 하지 않겠는가. 따라서 “고요한 내면의 공간”이든 “순수의식 세계”든 어떤 영적인 존재(신적 존재 또는 하나님)가 전제되지 않고서는 “지성이면 감천”하는 기적이 일어난다고 보기는 어렵지 않나 생각된다. 성경이 이에 대한 해답을 제공하지 않나 생각된다. 성경은 성령의 역사를 생생하게 보여주고 있고 오늘날에도 수많은 신도들이 영성 체험과 신유 은사 등을 통하여 내재하시는 하나님을 경험하고 있다.

* 참고자료
(1) 안젤름 그륀: “참 소중한 나”, “인생을 이야기하다”, “구원”
(2) 법륜스님: “반야심경 해설” 제21강(2008. 8. 7, www.bt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