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티의 슬픔

지난 12일에 아이티에서 발생한 진도 7.4의 강진은 엄청난 피해를 발생하였다.
그 소식을 듣는 순간 두 가지 그림이 떠올랐다.

첫째는 2004년 12월 26일에 발생한 쓰나미의 피해현장이었고 두 번째는 도미니칸 공화국에서 만만 선량한 아이티 사람들이었다.

모두가 직접 관련된 사람들과 장면들이었기 때문이다.

2004년 쓰나미로 인한 사망자 신원확인팀에서 섬길때 사람의 무기력함을 새삼 느꼈던 시간이었다.
수천명의 시신들을 보았다.
그리고 매일 새로 오는 수십 구의 시신들이 들어왔다.
참 똑똑한 것 같지만 우리 인간은 참 연약한 존재임을 되새기게 되었다.

더불어 슬픔과 고통 그리고 우리의 역할을 생각하는 시간이었다.

아이티 사람들과의 만남은 예기치 않았던 것이었다.
작년 미국에서 안식년을 보낼 때 출석하였던 미국장로교회는 아이티 사람들에게 관심이 많은 교회였다.
아이티 사람들 가운데 적지 않은 사람들이 바로 옆 나라인 도미니카 공화국에 산다.
아이티의 경제 사정이 너무 어려워 그보다 나은 도미니카에서 노동자로 살아가고 있는 것이다.
주 산업인 사탕수수에서부터 기타 잡다한 노동들은 아이티 사람들이 하고 있다.
한국에서 제 삼세계 노동자들이 3D 업종에 종사하고 있는 것과 비슷하다.

이들을 위한 선교를 출석하였던 미국장로교회 LCPC 가 하고 있는 것이다.

매년 가는 단기 선교가 4월에 있었는데 교회의 도움을 받고 큰 딸 예인이와 같이 참석하였다.

열흘 동안의 일정 대부분은 아이티 사람들을 위한 일정이었다.
놀라운 것은 아이티 사람들 대부분은 16세기에 아프리카에서 노예로 흑인이라는 것이다.

중남미에서 아프리카 인을 만난 것이다.
이들은 식민지 역사의 희생자로 살아왔었다.
지금은 부정부패와 자연파괴 등으로 가장 가난한 국가의 국민들이다.

이웃국가에서지만 그런 어려움을 신앙으로 극복하고 미래를 준비하고 있는 모습을 기억하고 있다.
선량하고 순수한 사람들이었다.

그런데 이번에 어려움을 당한 것이다.

지진 소식을 듣고 미국 LCPC 교회 담임인 앤디목사님에게 전화를 하였다.

성도들이 모금을 하고 있고
가능하면 도미니카로 가서 아이티사람들로 구성된 구조대를 구성하여 돕고자 하는 계획을 말씀하셨다.

도미니카에 거주하는 아이티 사람들의 친인척도 피해를 받았을 것 같은데 아직 전화가 불통이라 전혀 연락이 안되고 있다고 한다.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기도할 것 밖에 없는데 동료들과 같이 나누겠다고 하면서 전화를 끊었다.

참사 소식을 들으면 답답해진다.
가까운 사람들이 관련되면 당황스럽다.

주님께 이런 일에 대한 질문도 나온다.
왜 이런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아이티 사람들의 소식은 이곳과 지구 반대편에 있지만 아주 남의 일처럼 느껴지지 않는다.

그렇지만 할 수 있는 것은 참 제한되어 있다.

주님의 위로하심을 소원한다.

어떤 순간에도 함께 하시는 주님만이 그들의 영원한 소망임을 다시 생각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