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자가 스승을 안수

오늘은 바로 집 앞에 있는 장로교에서 목사 안수식이 있어서 참석하였다.
한국의 노회의 안수식과는 사뭇 다른 분위기였다.

오늘은 플러신학교에서 신약을 가르치는 젊은 교수인 크리스 박사가 안수를 받았다.

그의 아버지인 리차드 헤이스는 유명한 기독교윤리학자로서 듀크 대학에서 가르치는 세계적인 석학이었다.

눈에 띄게 다른 것은 참석자들의 숫자였다.
전체가 50명도 되지 않았다.

본인이 플러신학교의 교수이다 보니까 신학교총장과 동료교수들이 제법 왔는데 노회에서나 교회에서는 거의 오지 않았다.
아버지의 명성을 생각하면 내 생각으로는 관련된 분들이 올만 한데 이곳은 그렇지 않았다.

안수하는 방식도 달랐다.
담임목사되시는 앤디 목사께서 마지막 안수하기 전에 안수 받은 목사는 다른 교단소속이라도 와서 안수하자고 하였고, 평신도인 장로들도 나오라고 하였다.

나도 학교관계로 하면 그는 교수이고 나는 학생이지만 목사로서 나가서 안수를 하였다.
한국과는 참 대조적인 모습이다.

모든 의식이 끝나고 간단한 다과 시간이 되어서 인사하는 시간이 있었다.
사실 크리스 교수와는 개인적으로 인사한 적은 없고 가끔 교회에서 볼 뿐이었는데 인사를 짧게 나누며 축하를 해 주었다.
얼굴은 약간 익혔지만 잘 모르는 그도 가볍게 축하를 받고 고마워 하였다.

교회에서 사역하는 목회자가 아니라 학자여서 이런 것인지는 잘 모르지만 한국과 대조적이다.
그래도 어색하지 않은 것은 자연스러운 분위기여서 그런 것 같다.

다른 것은 틀린 것이 아님을 다시 생각한다.
아주 대단한 의식이 될만한데 조촐한 의식가운데 눈에 띄는 인사가 없다.
개인적으로 그 부분에서 세계정상급인 사람들도 눈에 띄지 않는다.
한국에서는 흔하게 보였을 꽃다발 하나도 보이지 않는다.
조용하게 자기 자리에서 축하를 하고 받고 안수자체에 의미를 둔다.

제자로서 스승을 안수할 수 있는 자리에 서 있는 내가 어쩌면 가장 어색하고 있는지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