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학자가 불만에 찬 어조로 하느님께 항의를 했습니다.
“어떤 사람은 행복하고 어떤 사람은 불행합니다.
이것은 몹시 불공평한 처사가 아닐 수 없습니다.”

하느님은 그의 말을 듣고
그를 요르단 강변으로 불렀습니다.
요르단은 사람들이 세상살이를 마치고 건너오는
이승과 저승의 경계 지역이었습니다.
사람들은 저마다 크고 작은 십자가를 지고
강을 건너왔습니다.

하느님은 그 학자에게 말했습니다.
“저들이 지고 온 십자가의 무게를 다 달아보아라.”
학자는 하느님의 명에 따라 강을 건넌 사람들의
십자가를 모두 달아보았습니다.

아,그런데 이게 어찌된 일입니까.
큰 십자가도 아주 작은 십자가도
그 무게가 똑 같았습니다.
학자는 아무 말도 못하고 하느님만 쳐다보았습니다.

그러자 하느님이 말했습니다,.
“나는 십자가를 줄 때 누구한테나 똑같은 십자가를 준다.
그런데 어떤 사람은 행복하게 웃으면서 가볍게 안고 살고,
어떤 사람은 고통스러워하면서
쇠덩어리처럼 무겁게 짊어지고 산다.
내가 늘 똑같이 공평하게 주지만
이렇게 저마다 다 다르게 받는 것이 삶이라는 십자가다.”

이 우화는 누구의 고통이든 고통의 무게는
똑같다는 것을 의미하는 우화입니다.
다른 사람의 고통은 가벼워 보이는데
왜 나의 고통은 이렇게 무겁고 힘드냐고
생각하지 말라는 뜻이기도 하고,
나에게 가장 알맞고 편안한 십자가는
지금 내가 지고 가는 십자가라는 뜻이기도 합니다.

▒ 정호승/내 인생에 힘이 되어준 한마디中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