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윤이 엄마 소미연입니다. 아직 비밀번호를 못찾았읍니다

우리 아파트 1층에 민성이란 아이가 삽니다. 우리 큰 아이와 같은 학년인 초 3학년입니다.
지난 여름에 엄마가 집을 나가고 아버지와 단 둘이 사는데 민성이 아버지는 민성이를 잘 보살피지 않습니다. 항상 자기 친구들과 모여서 화투를 치고 술을 마시며 저녁은 시켜먹고 나가서 안들어오는날도 많습니다. 내막은 잘 모릅니다. 저도 이사온지 1년이 조금 지났기 때문입니다.
의현이랑 주일학교를 같이 보내려고 지지난 토요일에 데리고 자게 되었는데 그 때 이후로 민성이 아버지는 노골적으로 민성이를 우리집으로 보냅니다.
학교에서 급식이 없는 토요일은 종일 굶었다는 말을 들었을때는 민성이 아빠에 대한 분노로 정말 힘이  들었지요. 우리 부부는 민성이를 돌보자고 의견을 모았읍니다.
그런데 정말 쉽지가 않습니다. 우리집에도 아이가 3명인데 남의 아이를 돌보는것이 정말 쉽지가 않네요. 선한 사마리아인의 비유를 생각해보면 민성이는 누가 뭐래도 제가 돌봐야할것 같은데
그 아이 아버지의 처사가 너무 괘씸하고 같은 아파트에 민성이 이모가 산다는데 내몰라라 하는것이 너무 이해가 안돼고…..
따뜻한 부산 날씨라고는 하지만 어제 비가 내린후 오늘 아침은 꽤 쌀쌀했읍니다.
민성이 옷이며 좀 챙겨줘야 할게 어디 한두가지가 아니라서 조심스럽게 민성엄마에게 핸드폰을 했읍니다. 민성에게 물어보니 번호를 알고 있더라고요. 둘이서 통화는 한번씩 한다는데 민성이는 울고 민성엄마는 “돈벌어서 갈께” 그 말만 한다고 했읍니다.
정말 조심스럽게, 떨리기는 왜 그렇게 떨리는지…의현이 엄마라고 우선 인사를 하고…2학년때 같은 반이라서 앞면은 있었거든요…혹시나 주제넘다고 생각할까봐 최대한 예의를 갖추며….사정은 잘 모르지만 민성이 생각해서 집에 오셔야지요…했읍니다. 아무말 없이 전화를 끊더군요.
기분이 나빳다는게 느껴졌읍니다. 남편이,”형편없는 여자군. 더이상은 전화마라” 합니다.
그런데 바로 조금전 민성엄마에게 전화가 왔는데 여보세요 할 겨를도 없이 제게 욕을 퍼부어댔읍니다.” 당신이 먼데 나한테 이래라 저래라 하느냐, 당신이 내 사정을 아느냐, 당신 자식이나 잘 키워라,당신이 나한테 보태준것 있냐,당신 나 아냐.” 쉴새없이 흥분을 해서는 고함을 질러댔읍니다.
나는 겨우 틈을 얻어 민성이가 요즘 우리집에서 지낸다고 했더니,
“민성이는 민성이 집에 보내라, 당신 자식이랑 못 놀게 해라,모른척 하면 될 것이지 왜 남의 집 일에 간섭이냐…”
한 5분정도를 분풀이를 했읍니다.
고요한 시간에 쩌렁쩌렁 울리는 소리를 듣고 남편이 격분해서 전화기를 꺼버렸읍니다.
자식을 두고 나간 무정한 여자라지만 왜 한이 없겠나 싶네요.
모든 원통함을 나한테 쏟아부었나 싶습니다.
분한 마음이 들기도 하지만 참을만은 합니다.
그나저나…저 민성이를 어떻게 해야 할까요. 지금도 우리 의현이랑 자고 있는데…
난 별로 내키지 않습니다.
도움말을 주셨으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