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 왕자-길들이기]


어린 왕자는 장미꽃을 보러 갔다.
“너희들은 나의 장미와 하나도 닮지 않았어.
너희들은 아직은 아무 것도 아니야”
그들에게 말했다.
“아무도 너희들을 길들이지 않았고
너희들 역시 아무도 길들이지 않았어.
너희들은 예전의 내 여우와 같아.
그는 수많은 다른 여우들과 꼭 같은 여우일 뿐이었어.
하지만 내가 그를 친구로 만들었기 때문에
그는 이제 이 세상에서 오직 하나뿐인 여우야”


그러자 장미꽃들은 어쩔 줄을 몰라했다.
“너희들은 아름답지만 텅 비어있어”
그가 계속해서 말했다.
“누가 너희들을 위해서 죽을 수 없을 테니까.
물론 나의 꽃은 지나가는 행인에겐
너희들과 똑같이 생긴 것으로 보이겠지.
하지만 그 꽃 한 송이는 내게는 너희들 모두보다도 더 중요해.
내가 그에게 물을 주었기 때문이지.
내가 벌레를 잡아 준 것(나비 때문에 두세 마리 남겨둔 것말고)도
그 꽃이기 때문이지.
불평을 하거나 자랑을 늘어 놓는 것을,
또 때로는 말없이 침묵을 지키는 것을 내가 귀기울여 들어 준 것도
그 꽃이기 때문이지.
그건 내 꽃이기 때문이지”


그리고 그는 여우에게로 돌아갔다.
“안녕” 그가 말했다.
“안녕” 여우가 말했다.
“내 비밀은 이런거야. 그것은 아주 단순하지.
오로지 마음으로만 보아야 잘 보인다는 거야. 
가장 중요한 건 눈에 보이지 않는다”
“가장 중요한 건 눈에 보이지 않는다”
잘 기억하기 위해 어린 왕자가 되뇌었다.


“네 장미를 그토록 소중하게 만든 건
네가 너의 장미에게 소비한 시간 때문이야.”
“나의 장미에게 소비한 시간 때문이야.”
잘 기억하기 위해 어린 왕자가 말했다.
“사람들은 그 진리를 잊어 버렸어” 여우가 말했다.
“하지만 넌 그것을 잊으면 안돼.
너는 네가 길들인 것에 언제까지나 책임이 있게 되는거지.
너는 네 장미에 대해 책임이 있어…”
“나는 장미에 대해 책임이 있어…”
잘 기억하기 위해 어린 왕자는 되뇌었다.


(어린 왕자/앙뚜완느 드 쎙 떽쥐뻬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