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 새 집행부가 들어서면서 계획했던 산행, 그땐 석달뒤의 일이라 멀리만 느껴졌는데 막상 출발일이 다가오니 세월이 이렇게 빨리 흐르는구나, 하고 탄식 해 본다.  설레는 마음으로 일찌기 집을 나서 버스에 오르니 어린아이처럼 마음이 기쁘고 즐겁다.  장거리를 여행할때는 으례히 내가 운전석에 앉아 꼼짝없이 아스팔트만 보고 갈수 밖에 없었는데, 그것에서 해방이라.. 마침 날씨도 상쾌했다.

출발지 오대산 소금강계곡에서 2.7Km떨어진 구룡폭포까지는 양 옆으로 보이는 기암괴석과, 아직 차갑게 느껴지는 쪽빛 계곡물, 싱그럽게 푸른색깔을 더해가는 건강한 굴참나무 잎과 소나무들, 이들사이를 날아다니며 우리 대원들을 반겨주는 이름모르는 산새들이 어우러져 창조주 하나님의 세심함과 오묘함에 더욱 경탄과 고마움을 느꼈다.

너럭바위에서의 즐거운 점심시간.  어릴적 주일학교에서 소풍 가던 그 때, 어른들  앞에서 찬송가를 부르고,  성경구절을 암송하고, 보물찾기를 한다며 풀섶이며 나뭇가지들을 뒤지던 생각들이 주마등처럼 흘러가기도 했다.  적당히 배가 고픈 그시간 예전 처럼  엄마가 싸주던 찐계란과 김밥, 사이다는 없어도 다들 맛있게 드신다.

왕복 5.4Km의 트레킹 코스는 우리에게 적당한 수준이었던것 같다. 마음같아선 내친김에 노인봉까지 훌쩍 달려가고 싶지만, 아마 이 또한 서병국 집사님의 배려(?)때문이지 않았나 싶다.  

주문진에서의 특별한 목욕시간. 뜬굼없이 왠 목욕? 그러나 수평선을 바라보며 섭씨 7-80도의 사우나탕은 또 다른 재미를 주고, 1800m나 떨어진 곳에서 채취했다는 해수온탕 또한  묶은 피로를 말끔하게 풀어주는  좋은 시간이었다. 늘 집안에서 샤워기로 혼자 하는 목욕에 익숙해 있던 나에게 많은 사람들이 북적거리는 상황이 어색하기도 했지만 곧 익숙한 표정들이 되었다.

여행지에서 뭐니뭐니해도 가장 기다려지는것은 그 지방 토속 음식을 맛보는것이 아닐까. 주문진 바닷가의 풍부하고 싱싱한 횟감, 그 얼큰하고 비릿한 매운탕은 목욕으로 적당히 피로가 풀려 입맛이 생기가 도는 그 시간의 우리들에게는 그야말로  ‘얏호!’를 외치고 싶은 시간이었다.

5월 마지막 토요일의 산행.  특별히 감사드리고 싶은 사람이 있다.  이날의 모든 산행계획을 빈틈없이 짜고 안내 해주신 서병국 집사님, 처음부터 마지막 시간까지 나이드신 장로님과 조금 젊은(?) 우리들에게 까지도 쉬지 않고 먹을것을 지원해 주신 강대장님 부인이신 김권사님, 그리고 인원체크와 경비, 안전 문제에 이르기 까지 쉬지 않고 신경써주신 한수경 집사님,  이분들의 도움과 봉사가 우리 대원 모두의 사랑과 함께 더해지면서 아름다운 합창의 어울림을 만들어 냈다.

안전하고 즐겁게, 그리고 하나님의 깊은 사랑과 은혜를 체험한 하루였다.  언제 또 가게 될까.

2010.6.4.

송진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