一杯のかけそば(우동 한그릇) 4

두 그릇의 우동을 함께 먹는 세 모자의 밝은 목소리가 들려 왔습니다.

그리고, 세 사람은 어느 해보다도 활기가 있어 보였습니다.

그들에게 방해될까봐 조용히 주방 안에서 지켜보고 있던 주인 내외는 우연히 눈이 마주치자 서로에게 미소를 지으며 흐뭇한 표정을 지어 보였습니다.

평소에는 무뚝뚝하던 주인 아저씨도 이 순간만큼은 기분좋게 웃고 있었습니다.

세 사람의 대화는 계속되었습니다.

“시로도야, 그리고 쥰아…… 오늘은 너희 들에게 엄마가 고맙다는 말을 하고 싶구나.”

“……고맙다니요?…… 무슨 말씀이세요?”

형인 시로도가 물었습니다.

어머니의 말이 이어졌습니다.

“너희들도 알다시피 돌아가신 아빠가 일으킨 사고로 여덟명이나 되는 사람이 부상을 입었잖니? 일부는 보험금으로 보상해 줄 수 있었지만 보상비가 모자라 그만큼 빚을 얻어 지불하고 매월 그 빚을 나누어 갚아왔단다.”

“네…… 알고 있어요.”

형이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습니다.

주인 내외는 주방 안에서 꼼짝않고 선 채로 계속해서 그들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였습니다.

“그 빚은 내년 3월이 되어야 다 갚을 수 있는데, 실은 오늘 전부 갚았단다.”

“네? 정말이에요 엄마?”

두 형제의 목소리가 커졌습니다.

“그래, 그 동안 시로도는 아침 저녁으로 신문 배달을 열심히 해 주었고, 쥰이는 장보기와 저녁 준비를 매일 해 준 덕분에 엄마는 안심하고 회사에서 열심히 일할 수 있었단다. 그것으로 나머지 빚을 모두 갚을 수 있었던 거야.”

“엄마, 형! 잘됐어요! 하지만 앞으로도 저녁 식사 준비는 제가 계속할 거예요.”

“저도 신문 배달을 계속할래요! 쥰아, 우리 힘을 내자!”

형이 눈을 반짝이며 말했습니다.

“고맙다. 정말 고마워!”

어머니는 아이들의 손을 움켜쥐며 눈물을 글썽거렸습니다.

그걸 보며 형이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습니다.

“엄마, 지금 비로소 얘긴데요, 쥰이하고 제가 엄마한테 숨긴 게 있어요. 그것은요…… 지난 11월에, 학교에서 쥰이의 수럽을 참관하러 오라는 편지가 왔었어요. 그리고 쥰이 쓴 작문이 북해도의 대표로 뽑혀 전국 작문 대회에 출품하게 되어서 수업 참관일에 그 작문을 쥰이 읽기로 했다고요, 하지만 선생님이 주신 편지를 엄마께 보여드리면…… 무리해서 회사를 쉬고 학교에 가실 것 같아서 쥰이 일부러 엄마한테 말을 하지 않고 있었대요. 그 사실을 쥰의 친구들한테서 듣고…… 제가 대신 참관일에 학교에 가게 됐어요.”

어머니는 처음 듣는 이야기에 조금 놀랐지만 금방 침착하게 말했습니다.

“그래…… 그랬었구나…… 그래서?……”

“선생님께서 작문 시간에, 나는 장래 어떤 사람이 되고 싶은가, 라는 제목으로 작문을 쓰게 했는데 쥰은 ‘우동 한 그릇’이라는 제목으로 글을 써서 냈대요. 지금 그 작문을 읽어 드리려고 해요. 사실 전 처음에 ‘우동 한 그릇’이라는 제목만 듣고는, 여기 ‘북해정’에서의 일이라는 걸 알았기 때문에…… 쥰 녀석, 무슨 그런 부끄러운 얘기를 썼지? 하고 마음속으로 생각했었어요. 그런데, 쥰이의 작문을 보고 생각이 바뀌었어요…… 자, 지금부터 읽어드릴게요.”

시로도는 그러면서 교복 상의 주머니에 접어서 넣어 두었던 종이 두 장을 꺼내어 펼쳤습니다.

쥰의 작문을 읽어 내려가는 시로도의 목소리는 작지만 낭랑하게 우동 가게에 울려 퍼졌습니다.

5편에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