一杯のかけそば(우동 한그릇) 6

주방안에서 귀를 기울이고 있던 주인내외의 모습이 어느새 보이지 않았습니다.

형이 동생의 작문을 읽어 내려가는 사이 두 사람은 그대로 주저앉아 한 장의 수건을 서로 잡아당기며 걷잡을 수 없이 흘러나오는 눈물을 닦고 있었습니다.

시로도는 이야기를 계속했습니다.

“쥰이 사람들 앞에서 이 작문 읽기를 마치자 선생님이 저한테, 어머니를 대신해서 인사를 해 달라고 했어요.”

“그래서 너는 어떻게 했니?”

어머니가 호기심 어린 얼굴로 형에게 물었습니다.

“갑자기 요청 받은 일이라서 처음에는 말이 안 나왔어요…… 그렇지만 마음을 가다듬고 이렇게 말했어요. 여러분, 항상 쥰과 사이좋게 지내줘서 고맙습니다…… 작문에도 씌어 있지만 동생은 매일 저녁 우리 집의 식사 준비를 하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방과 후 여러분들과도 어울리지 못하고 일찍 집으로 돌아가는 겁니다. 그리고 동아리 활동을 하다가도 도중에 돌아와야 하니까 동생은 여러분들한테 몹시 미안해 했습니다.

솔직히 저는 동생이 <우동 한 그릇>이라는 제목으로 작문을 읽기 시작했을 때 부끄럽게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가슴을 펴고 커다란 목소리로 읽고 있는 동생을 보는 사이에, 한 그릇의 우동을 부끄럽게 생각하는 그 마음이 더 부끄러운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 때, 한 그릇의 우동을 시켜주신 어머니의 용기를 잊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우리 형제는 앞으로도 힘을 합쳐 어머니를 보살펴 드릴 것입니다…… 여러분, 앞으로도 쥰과 사이좋게 지내 주세요.”

시로도의 말이 끝나자 어머니는 두 형제를 대견한 눈으로 바라보았습니다.

세 사람은 어느 때보다도 행복해 보였습니다.

다정하게 서로 손을 잡기도 하고, 무슨 이야기인가 나누며 웃다가 서로의 어깨를 다독여 주기도 하고, 작년까지와는 아주 달라진 즐거운 그믐밤의 광경이었습니다.

올해에도, 우동을 맛있게 먹고 나서 우동 값을 내며 ‘잘 먹었습니다.’라고 머리를 숙이며 나가는 세 사람에게 주인 내외는 일 년을 마무리하는 커다란 목소리로, “고맙습니다! 새해엔 복 많이 받으세요!”라고 큰소리로 인사하며 배웅했습니다.

 

7편에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