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보는 열왕기(19) (왕하 8:7∼15)

2022. 4. 3. (일)
박 영 선 목사

1. 내용

가. 서론

(1) 오늘 본문에서 보듯이 아람 왕 벤하닷의 심복 하사엘은 엘리사를 찾아와 벤하닷의 병이 낫겠는가를 물어본다. 여호와께 물어 달라는 말은, 빌어 달라는 말이었을 것이다.

엘리사의 대답은 묘하다.

그가 살아나리라. 그러나 죽으리라. 상반된 답을 제시하고 하사엘을 쏘아 보다가 운다.

왜 우십니까?
네가 아람의 왕이 되어 이스라엘 백성에게 행할 강포한 일들로 인해 내가 운다.
당신의 개 같은 종이 무엇을 할 수 있겠습니까?

그러나 하사엘은 벤하닷에게 가서 왕은 나으신다고 합니다, 라고 하고는 다음 날 이불을 물에 적셔 덮어서 벤하닷을 죽이고 왕이 된다.

(2) 세상 역사를 보면 기득권을 가지고 있는 왕권에 대항하는 쿠데타가 자주 일어나는 것을 볼 수 있다. 아람 왕가에서도 일어나고 북왕조 이스라엘에서도 전격적인 왕권 교체가 일어난다. 우리가 볼 때는 가치가 없어 보이는 일인데 하나님께서는 하사엘 등이 왕이 되는 것을 엘리야를 통해 예언하게 하셨다.

하사엘에게 기름을 부어 아람왕이 되게 하라.
예후에게 기름을 부어 이스라엘 왕이 되게 하라.

이들은 하나님께서 이름을 직접 거명한, 말하자면 유명인사인 것이다.

하사엘은 벤하닷을 죽인 사건으로 유명한데, 우리가 이것을 왜 기억해야 하느냐 하는 이유가 있다. 출애굽 사건이다.

바로는 악한 권력의 대명사인데 하나님께서 이스라엘 민족을 애굽에서 꺼내실 때 기적을 베푸시고 이스라엘은 나의 장자니 내 백성을 보내라고 해라, 라고 모세에게 지시하셨다.

바로는 말을 안 들을 것이다. 바로에게 다시 얘기해라. 네가 내 자손을 안 보내면 대신 나는 너의 장자를 죽여서 이 일을 이룰 것이다.

장자란 물론 맏아들이다. 맏아들이라는 것은 상속자라는 의미에서 뜻을 갖는다. 이스라엘은 하나님의 상속자인 것이다. 하나님의 유업을 이어야 한다.

하나님의 영광, 진리, 생명, 복은 영원히 이어져야 하며 이것을 막는 자들은 그 장자가 끊어져야 한다. 존재의 이어짐이 끊어져야 한다. 쉽게는 죽는다라고 하면 되지만, 그러나 좀 더 문학적인 표현으로 하자면, 네 장자를 죽이리라, 라고 표현이 된 것이다.

이스라엘 민족이 애굽에서 나올 때 벌어졌던 10가지 재앙은 마지막 재앙에서 절정을 이룬다. 모든 장자가 죽고 심지어는 가축의 첫 번째도 죽는다.

악한 권력은 영원할 수 없다, 라는 뜻을 가진다.

나. 본 론

(1) 하사엘이 벤하닷을 죽이면 아람이 이스라엘에게 했던 악행이 끝나는 것이 아니라, 하사엘은 권력을 손에 쥐자 앞에 있었던 벤하닷 보다 훨씬 더 흉포하게 했다.

하나님께서 이스라엘 자손들을 붙잡아 주시고 반대하는 적들은 무너뜨리고, 끊어 버리겠다는 것이 약속이었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는 모순 속에 신자들은 직면한다.

(고후4:7~12) 우리는 사망의 폭력 앞에서 고난을 겪도록 되어 있고 이것이 우리의 현실이다.

우리는 하나님의 상속자이다. 우리를 막는 자들은 모두 끊어 버리겠다고 하셨다. 그러나 우리의 현실은 고난의 연속이다. 이것을 어떻게 이해해야 하는가?

우리 안에서 사망이 역사하여 생명이 전달된다고 하는 모순은 세상에서는 받아들일 수 없는 일이다.

이 문제를 푸는 실마리들이 성경에 몇 구절 나온다. 대표적으로 히브리서 2:14이다.

예수님은 자신의 죽음으로 죽음의 권세를 잡은 마귀를 멸하신다. 멸했다는 것을 그냥 읽으면 마귀는 힘이 완전히 없어졌다는 것으로 이해가 되는데, 성경이 말하는 것은 마귀를 속수무책으로 만들었다는 것이다.

사망이 마귀의 무기였는데 그 무기가 힘을 잃어버렸다는 뜻이다. 말하자면 마귀는 총을 가지고 있었는데 이제는 총알이 없는 것이다. 사망권세가 없어진 것이다.

(고전15:55~58) 사망을 조롱하고 있다. 사망이 더이상 우리에게 영향을 주지 못하고 있다. 예수그리스도로 말미암아 우리는 사망을 이겼다. 우리의 정확한 현실은 이것이다.

(롬8:1~2) 그러나 우리는 갈등한다. 하나님을 따랐다가, 죄에게 졌다가 한다. 그런 우리에게 성경은 선언한다. 그러므로 그리스도 예수 안에 있는 자들에게는 결코 정죄함이 없느니라. 이는 생명의 성령의 법이 죄와 사망의 법에서 너를 구원하였음이라.

사망이 쏘는 것은 죄요, 죄의 권능은 율법이라. 그러나 이제는 율법이 기본이 아니라 은혜가 기본이어서 여기에는 정죄라는 것이 들어올 수 없다.

(2) 죄를 짓는데 현실적으로 정죄되지 않는다는 이 모순은 무슨 뜻인가? 정죄가 없다는 로마서 8장의 약속과 끝없이 죄를 짓는 우리의 현실은 무엇인가?

성경은 구약 요셉의 사건으로 이것을 설명한다.
요셉은 야곱의 열한 번째 아들이다. 야곱에게는 부인이 넷 있었다. 야곱은 라헬을 원했는데 외삼촌이 속여서 레아를 먼저 맞이했고 라헬도 부인으로 삼게 되었다. 그 대가로 한 사람당 7년을 봉사했고 총 14년을 봉사했다.

레아와 라헬은 싸울 수밖에 없었다. 각자의 몸종까지도 야곱과 관계하게 하여 결국 부인은 네 명이 된다.

레아는 6명의 아들을, 레아의 여종은 2명의 아들을 라헬의 여종은 2명의 아들을 라헬은 말년에 가서야 요셉과 베냐민을 낳게 된다.

야곱은 사랑했던 아내 라헬이 노년에 낳은 아들 요셉을 편애한다.

일하러 안 보내고, 맛있는 거 골라 먹이고 좋은 옷 입힌다. 당연히 형들이 미워하는데 요셉은 철없이 형들의 잘못을 고자질한다.

우리나라는 목축업을 한 장소에서 하지만 가축의 숫자가 적어서 그런 것이지 수 천마리를 키우면 목초지를 찾아 계속 이동해야 한다. 이동하다 보면 집에서 며칠이 떨어진 곳까지도 가게 된다. 야곱은 자식들의 안부가 염려되어 요셉을 보낸다.

요셉은 철없는 소리를 많이 했지만 가장 결정적인 미운 짓이 있었다. 요셉은 꿈을 꾸고 형들이 자기 앞에 무릎을 꿇고 절을 했다고 자랑했다. 요셉 본인도 황당해서 같이 웃자고 한 말이지만 형들은 가슴에 못이 박혔다. 그렇지 않아도 미운데 꿈도 꼭 그런 것만 꾼다고 앙심을 품게 되었다.

이런 일이 있었던 후라 요셉을 광야에서 만난 형들은 합심해서 요셉을 죽이기로 했다. 구덩이에 던져서 죽이려고 할 때 장남인 르우벤이, 죽이는 것은 좀 심하다, 라고 했고 마침 지나가는 대상을 보게 되어 요셉을 팔아먹게 된다.

요셉은 애굽의 시위대장 보디발의 집에 팔려간다. 요셉은 성실하게 일해서 신임을 얻지만 보디발 부인의 유혹을 물리치는 바람에 무고를 당해 시위대 안에 있는 감옥에 갇히게 된다.

주로 중범죄자들이나 정치범들이 있었는데 요셉은 손과 발이 사슬에 묶이고 발에 차꼬를 찬 상태로 고생스럽게 복역을 하게 된다.

바로가 꿈을 꾸고 꿈 해석할 사람이 없어서 고민하던 중에 측근인 술 맡은 관원장의 보고를 듣게 되고, 요셉은 바로의 꿈을 해석하고 결국은 총리가 되게 된다.

요셉은 불학 무식한 총리가 아니었다. 그는 임의로 백관을 제어하고 장로들을 교훈할 실력이 있었다. 억울하게 보내졌던 감옥에서 정치를, 정의를, 도리를, 깨우친 셈이다.

그는 총리가 되어 온 세상을 구한다. 그러나 요셉은 자신의 인생을 신앙적으로 해석하지 못했다. 그는 자신의 인생에 대해 정신이 없었다.

요셉은 총리가 된 후 귀족인 제사장 보디베라의 딸 아스닷과 결혼한다. 아들을 낳자 이름을 므낫세라고 지었다. 고생 끝이라는 뜻이다. 둘째는 에브라임이다. 행복 시작이라는 뜻이다. 창성한다는 뜻이 본래 단어의 뜻이다.

어느 날 형들이 왔다. 형들은 무릎을 꿇고 요셉에게 절을 했다. 식량을 얻어간다. 요셉의 머리를 번개처럼 지나간 생각은, 요셉이 전에 꾸었던 꿈에 대한 것이었다. 이것이 우연이 아니었구나. 내 인생이 물결 따라 바람 따라 흘러온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작정이었단 말이냐?

요셉은 자신을 밝혔고 예전에 요셉을 죽이려고 했던 형들은 사색이 되었다.

형님들은 걱정하지 마십시오. 나를 이곳에 보낸 분은 형님들이 아니라 하나님이십니다. 여기에는 굉장한 역설이 들어 있다. 요셉의 인생은 이해할 수 없는 역설들로 점철되어 있다.

그를 팔아서, 좀 더 심하게 말하면 그를 죽여서 형들은 구원을 얻는다. 그를 감옥에 처넣어서 벌을 준 것이 그를 총리로 만들었다.

요셉은 자신을 죽이려고 했던 형들이나 자신을 감옥에 처넣었던 권력자들을 살려낸다.

(3) 이 이야기는 아까 우리가 질문했던 하나님은 사망 권세를 없애시고 우리를 살리셨는데 우리의 삶은 왜 이렇게 꼬이는가? 하는 질문에 답을 하고 있다.

우리의 생애도 이와 같다. 우리가 싫어하고 우리가 이건 아닙니다, 라고 고함지르는 형편과 현실과 사건들이 우리에게 무엇인지를 성경은 답을 한다.

사망은 우리에게 힘을 쓰지 못한다. 사망은 우리에게 생명의 열매를 맺게 할 것이요, 사망은 우리에게 예수그리스도 안에 있는 생명과 영광의 길로 나아가게 할 것이다. 그리고 그것을 나누는 일을 우리가 감당하도록 할 것이다.

다. 결 어

(1) 하나님의 살아계심과 일하심이 우리의 눈앞에서 실제로 현실이 된 것을 우리는 보았다. 이 위로가 예수를 믿는 여러분들의 삶 속에서 더욱 크게 더욱 진지하게 더욱 풍성하게 은혜와 기적이 되기를 바란다.

【기 도】 하나님 아버지. 하나님께서는 우리가 모를 때에 우리가 구하지 않았을 때에 하나님의 성실하심과 복되심으로, 우리의 인생을 인류의 역사를 하나님의 축복이 되게 하십니다. 지금 일하고 계십니다. 우리는 하나님의 자손이요 상속자입니다. 우리가 사는 시대에 우리와 함께 일하시는 우리 아버지께서 우리를 복 주는 일에 정치, 경제, 사회, 문화, 어느 것이든 하나님의 뜻을 방해할 것은 없습니다. 우리 모두의 입술에 찬송을 두실 것을 믿습니다. 그 믿음으로 새롭게 무장되는 한국교회와 신자들이 되게 하옵소서. 예수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