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사는 남을 위하여 헌신적으로 일하는 것이며, 상대가 있는 일이기에 내 뜻 내 기분대로 행동할 수 없는 제약이 따르고 진정으로 행해야 할 일이다.
봉사의 시작은 나를 기준으로 하여 마음, 건강, 시간 등 여건이 갖추어져야 하지만 과정과 결과의 기준은 봉사의 혜택을 받게 되는 상대방에게 편리와 이익이 되고 기쁨과 감사가 나올 수 있도록 하여야 진정한 봉사가 된다.
나는 초등학교 시절 교회를 지나다가 주일학교에 들어가서 몇 시간 동안 과자와 빵을 먹으면서 성경이야기를 들었던 것이 기독교 신앙의 싹이 되어 대학시절 친구를 따라 교회에 나가게 되어 하나님을 영접한지 40여년이 되었다. 나의 신앙은 서서히 순탄하게 깊어졌으나 기독교직장신우회장을 맡아 활동하면서 선교, 구제, 봉사 등행사에 열심으로 다니며 긍지와 자부를 가진 때가 있었다.
어느 날 시립아동병원을 위문하러 갔는데 평소 관계가 있던 터라 몇 사람이 따라 나섰고 중증의 장애우들이라 각 호실에 배치된 간호사가 설명을 하였다.
층층호호 몇 실을 다니는데 한 간호사가 아이를 설명하며 귀엽게 안아다가 갑자기 ‘회장님 안아보세요’하고는 나에게 내밀었다. 나는 순간 놀라 뒤로 물러섰고 선뜻 안아볼 생각을 못하였다. 간호사가 아이를 내려놓고 얼굴을 붉히며 사과하였기에 나는 괜찮다고 하였지만 창피하여 차마 얼굴을 들 수가 없었다. 천사와 같은 간호사들 앞에서 주위의 사람들이 어떻게 생각했을까?
나의 행동이 한낱 실수로 치부할 수도 있는 일이라고 생각될지 모르겠지만 이로 인하여 얼마나 많이 기도하고 회개하며 자책하였으며, 나에게는 큰 변화의 계기가 되었다. 지금도 봉사를 하게 되면 이 일이 먼저 생각난다. 봉사를 마치고 집에 오면 이렇게 저렇게 좀 더 잘 할 걸 생각하면서 이건 어떻고 저건 잘못 했구나 싶어 아내에게 이야기하면 아내의 대답은 ‘하나님의 뜻 일까!’를 다시 생각해 보라고 한다. 반려의 귀한 교훈이라 감사하며 다시 한 번 되돌아보게 된다.
남포교회에서는 매년 돌아가며 여러 부서를 담당하다가 올해는 사회봉사위원회에 소속하여 장애우를 돌보는 여름・겨울의 주간보호 행사와 지역주민을 위한 음악회를 진행하였고, 주몽학교・여명학교・광야교회와 태안반도 기름제거, 의료봉사, 반월중화교회 미용봉사에 참여하였다. 남포교회에서는 이외에 소망의집 목욕봉사 등으로 권사・집사님들을 통하여 얼마나 많이 봉사하고 있는지 알게 되었다. 또한 그 열성이 대단하여 가는 곳마다 대환영을 받고 있었으며, 그들의 감사 말씀과 칭찬이 끊일 줄을 몰랐다. 봉사하는 성도들이 힘들고, 더럽고, 궂은일 가리지 않으며 서로 먼저 기쁘게 봉사하고 더 많이 더 좋게 하려는 열심히 있었기 때문이리라 생각한다.
주간보호봉사는 휠체어로 들어 올려 하루 종일 학생들을 돌보며 대・소변을 받아내고, 여명학교・주몽학교・광야교회에서는 정성스레 밥을 지어 먹이고, 태안에서 돌과 흙을 담은 포대를 날랐으며, 미용봉사는 여자집사님의 손놀림으로 외국인 머리를 날렵하게 손질하였으며, 곳곳의 봉사자들은 물질로도 돕고 있었다.
봉사가 신앙의 척도가 될 수는 없겠지만 참여자간 친교와 공감대를 형성하여 서로가 신앙적인 조력자가 되고, 받는 자에게는 편리와 유익함으로 즐거움과 감사가 우러나온다.
봉사를 하는 자에게는 바라보는 눈빛만으로도 분 냄과 교만이 억제되고 스스로 낮아지게 됨으로서 배려와 관용이 우려나 신앙이 자라나고 행복을 누릴 것이다. 또한 봉사를 통하여 개인과 교회에는 기쁨과 사랑의 열매를 맺어가며 영원하신 하나님을 찬양하게 될 것이다.
봉사는 ‘주는 것이 복 되도다’는 말씀을 실천하는 것으로 봉사자들이야말로 우리 하나님을 증거하고 드러내며 각박한 물질 만능의 이 세상 위에 사랑과 풍요의 씨를 뿌려서 하나님의 나라를 확장시키는 역군들이 될 것이다.
새해에도 일할 곳은 많다. 남는 것으로 봉사하려 하지 말고 시간을 만들고 일을 찾아서 스스로 봉사하기를 결심하는 기도가 많이 있어야 할 것이다.